2019 B-Theory

통합된 미디엄 (Synthetic Medium) : 방법(Methodology)과 수단(Mechanism)으로서의 판화와 사진 

1998년까지의 나의 작업들은 전통적인 판화의 내용이나 기법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원판의 재질에 새겨지는 각인의 깊이, 밀도, 질감 등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다는 점에 착안하여 2001년부터는 알루미늄 원판을, 그리고 2004년부터는 스테인리스 스틸 원판 자체를 작품으로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전통적인 판화는 생산수단으로서의 원판은 버려지고 그 결과물만이 작품이 되지만, 나의 작품에서는 원판과 제작과정 그리고 결과물이 하나로 통합된다. 즉, 내 작품에 사용되는 모든 재료나 과정들이 그 자체로 작품의 내용과 형식이 되기 때문에 전통적인 판화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또한 작품의 표현수단으로서 사진을 전용(appropriation)하고 있는데, 사진은 시각의 특수성, 완벽한 재현성, 복제 가능성 등의 특징이 있기 때문에 카메라로 촬영된 이미지를 포지티브 판(Positive plate)이나 스테인레스 스틸판에 전사하여 포토 에칭(Photo etching)방법으로 원판을 제작한 후 이를 내 의도에 맞게 작품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내 의도에 맞게 촬영된 사진이미지를 알루미늄판이나 스테인리스 스틸판에 전사한 후 부식시켜 얻어진 요철화면은 그 자체의 물성 그대로 작품의 구성요소가 되며, 부식에 의한 깊이감이나 섬세한 질감의 조절 등을 통해 판화 뿐만 아니라 회화나 조각 등의 표현도 얼마든지 가능해 지는 것이다. 동시대 미술에 있어서 미디엄의 개념은 작품의 표현수단이나 매체로서가 그 자체가 하나의 작품형식 혹은 목적으로 전이되고 있는데, 이러한 관점에서 그 동안 나의 작업에서 사용된 사진과 판화의 방법론들은 통합된 미디엄(Synthetic Medium)적 접근을 통해 새롭게 발전되고 또 확장되어 나가게 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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